88년 7월 미국의 로토 프라이즈복권에 당첨되어 상금 1천59만 달러
(한화 약 83억원)를 탄 뉴저지주의 마이플 가브리엘씨(61)는 딸이 죽
은지 약 1개월 후에 꿈속에 나타나 자신에게 복권을 사도록 권유했었
다고 한다.
부동산업을 하는 그와 가족들은 딸 채릴양(23)의 죽음으로 인한 충격
에서 벗어나기 위해 휴가를 보내고 있던 중, 딸이 꿈속에 나타나 "복
권을 사보지 그래요. 조그만 행복을 안겨 드리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한다.
주택은행 복권 사업부에서는 고액의 당첨자가 당첨금을 수령하러 오
면, 좋은 꿈이 있었는지를 묻는 것이 상례화 되어 있다. 이 경우 30%
정도의 사람들이 좋은 꿈이야기를 하고 있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친척
이나 주변 사람들이 대신 꿈을 꾼 경우가 있을 수 있으며, 또한 오래
전에 꾸어서 복권 당첨과 연관시키지 못하는 경우를 생각하여 본다면,
훨씬 많은 사람들이 복권 당첨 전에 꿈으로 예지되고 있음을 알 수 있
다.
외국의 경우에 있어서도 복권당첨자들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길몽을
꾸었으리라 여겨지지만, 우리와 문화가 다르고 꿈에 대한 인식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신문지상에 자주 소개되지는 않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꿈의 상징 표현이나 계시적인 꿈 등 모든 꿈에 있어서의 전개 양상은
우리의 꿈과 다르지 않다. 앞에서 살펴본 죽은 딸이 나타난 계시적 성
격의 꿈은 현실에서 꿈대로 이루어지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이는 우
리 선인들의 수많은 꿈사례에서도 계시 그대로 실현되고 있음을 찾아
볼 수 있다.
<쉬어가는 페이지>
< 28년간 복권 27만장 수집 >
우리나라 주부의 96%가 한번 이상 구입해 본 적이 있고, 작년만 해도
20세 이상 성인 한 명당 평균 10장 정도 산 것으로 알려진 복권. 재
미반 기대 반 으로 복권을 한다고는 하지만, 아무래도 목돈을 만질 기
회가 드문 서민들에게는 기대가 훨씬 크게 마련이다.
그러나 일확천금의 기대를 깡그리 무시하고 오직 모은다는 일념으로
세계 80여개 국가의 복권 27만 장을 모은 황유근(黃有根.58.복권연구
가)씨는 누가 봐도 희한한 사람임이 분명하다. 서울 잠원동에 사는 복
권수집가 황유근씨의 30여평 되는 아파트는 한국 복권의 창고다. 1969
년 처음 발행된 1백원짜리 주택복권 원조(현 시가 20만원)부터 최근
나온 또또복권, 더블복권까지 매주 발행된 복권이 베란다, 마루, 서
가, 양탄자 밑, 안방 장롱 등 곳곳에 널려 있다.
얼마 전부터는 복권의 생활미학 을 추구해 아예 앨범, 벽보, 액자,
병풍, 장판으로도 만들어 놓았다. "돈도 안되는 걸 꾸역꾸역 모은다고
온갖 소리 다 들었어요. 복권을 수집하는 것이 얼마나 재미있는지 아
무리 설명해도 못알아 들어요. 가족들까지 여태 저를 이해하지 못할
정도니까요. 지금도 주위 사람들에게 미친 사람 취급받으며 살아요.
땅뙈기도 좀 팔아 먹었고..." 경북 경주가 고향인 그가 복권을 모으기
시작한 것은 1965년. 우연히 한 백화점에 들렀다가 1947년 12월 발행
된 액면가 1백원 짜리 올핌픽 후원권 을 당시로서는 거금인 2만원을
주고 산 것이 계기가 됐다. 해방 직후 어려운 나라 살림 와중에서 14
회 런던 올림픽에 참가하기 위해 발행된 이 복권으로 인해, 복권의 공
익성과 역사성을 절감, 그때까지의 우표수집 취미가 복권으로 바뀌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직업도 당시의 서점에서 복권 판매상으로 변했고, 이제
는 명함의 직함을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복권연구가 로 써놓고 다닐
정도로 푹 빠져버렸다.
"88년 서울 올림픽은 외국복권 수집의 좋은 기회였어요. 그 많은 나
라를 어떻게 직접 다니겠어요? 경기장과 숙소를 돌며 닥치는대로 주소
를 챙겼죠. 그후 펜팔을 통해 각국의 복권을 모를 수 있었어요."
1969년 10월 4일이 추첨 일로 1등 당첨금 3백만원, 액면가 1백원인
주택복권을 비롯해, 현재 판매되는 11가지 각종 복권 첫 회분, 40년대
와 50년 국내에서 발행된 애국복권 후생복권, 70년대 극장식복권, 미
국, 러시아, 브라질, 아프리카 각국의 복권과 북한의 인민복권 등은
그의 이러한 열정의 산물이다.
또 조만 있고 번호가 새겨지지 않은 복권, 반만 인쇄된 복권 등 잘못
된 복권도 그가 아끼는 소장품이다.
"복권을 모은다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대뜸 이제까지 얼마짜리에
당첨되어 봤느냐고 물어봐요. 지난 복권을 모아서 하는 사은행사에 서
는 컴퓨터도 타봤지만, 복권 추첨에서는 3만원 건진 게 최고예요. 돼
지꿈도 꿔보고, 박정희 대통령 꿈도 꿔봤는데 안되더라고요. 특히 즉
석식은 문지르지 않은 채 보관하기 때문에 됐는지 안됐는지 몰라요.
다만 복권을 모으고부터는 한번도 아파본 적이 없어 돈 대신 건강을
지켜준다고 확신하고 있죠." 대부분 복권이 문화재. 조류. 자연 등 시
리즈 형식을 취하고 있어, 모아놓으면 학습자료로도 유용하다고 말하
는 그는 국내 복권도 1∼2회 분은 수집가들 사이에서는 20만∼30만원
을 호가할 정도로 경제성이 있다고. 그렇지만 정작 자신은 전시회나
한번 갖고, 복권박물관을 만들어 기증할 수 있었으면 좋겠단다.<끝>
